오월의 신부 2002. 1. 30. 11:53
편지를 주고받고 살고 싶었다. 그런데 그것이 부부간에는 맞지를 않아서 다른 사람과 주고받고 싶었다. 하지만 공연히 시작해서 나중에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는 일이 될까봐 지레 겁먹고 포기했다. 같은 방향으로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오해와 불신과 불행을 불러다주는 불씨가 됨을 이미 겪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외롭지 않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친구가 필요하고, 수다가 필요하고, 밖으로 표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들을 수 있고, 듣기 훈련이 된 사람들이 정신과의사이고, 성직자이고, 그리고 나와 멀리 떨어져 생활하다 부딪힘이 없는 사람이 적격일 것 같다.


결혼생활이 순탄하려면 어느 누군가는 참아야됨을 이미 알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어제 책을 읽고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과 편지를 주고받고 싶다는 욕망에서 헤어나오기가 어려워 갑갑함을 많이 느낀 것 같다.


이제 잘 된 점을 찾으며 그동안 애써서 이루어진 모든 일들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아이 엄마로써의 일상생활을 지켜 나가야 될터인데 아직도 숙제를 같이 도와줄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내일모레가 개학인데.


친정집이 수습되었다. 이제 다시는 불행이 이어지지 않을 것 같다. 많이 좋아진 동생의 모습을 보며 온가족이 함께 기뻐하고, 같이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난 그동안 많이 돌아다녀서 병이 자주 나고는 있지만 그래도 잘 견디고 있다. 예전같지 않은 나의 몸을 보면서 이제 내 몸도 생각해가며 운동을 해야 될 것 같다. 아주 간단한 이완을 실천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