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신부 2002. 3. 24. 11:11
우리는 몰랐지. 정말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알아준 사람은 부모님뿐이셨다. 사랑하는 자식이기에 자식이 힘들다고 하니까 어떻게 길을 찾아 보려고 애를 쓰셨는데 그것이 하루이틀이 늦어진 것에 대해 이렇게 큰 일이 닥칠지는 아무도 몰랐다.


신속하게 대응을 했지만 예방을 못한 탓에 지금 우리들은 엄청 큰 불행을 안고 있다.


부모라는 이름이 이렇게 평생 힘든 일음을 그 누가 알았던가? 아픈 자식 껴안고 살아가야 하는 그 고통을 누가 알아줄 수 있단 말인가?


아직 길을 찾을 수도 없고, 아직 생존여부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희망을 갖고, 옆에서 곁에서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다. 더 이상의 불행이 찾아오지 않길 간절히 바라면서 지금 마음만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제 적절한 조화만이 우리가 살 길인 것 같다. 내 가정의 울타리를 단단히 치며, 잠깐씩의 여유를 내 사랑하는 가족에게 전해주어야 할 것 같다. 계획을 짜서 아주 짧은 시간에 진한 감동을 나줘주고, 나눠받는 삶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사람을 살려내고, 사람을 지켜준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항상 내 자신을 생각치말고, 오로지 희생함으로써 한 생명이 길러지고, 태어나는 것 같다. 우리 그냥 새로 태어나는 어린 생명으로 알고, 당분간은 서로 밀착된 모습으로 살아가자.


서로 교대해가며 아침저녁으로 사랑을 전하는 우리 부모님들처럼 말보다도 더 따뜻한 행동으로 살아가시는 모습을 우리 오랫동안 기억하자.


배운 것이 모자라 미사여구는 꾸미실지 모르지만 마음만은 한없이 착하고, 서로 위해주고, 서로 생각해주는 아름다운 부부임을 우리 잊지 말자.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고, 참으로 지혜를 짜내어 어렵게 어렵게 자립해 살아가시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우리가 나이 들어 육체가 아파오고, 의욕이 사라질때쯤 알게 되겠지.그 가치를, 그 삶의 원동력을 알 수 있을거야.


사랑하는 동생아. 오늘 너의 고운 글을 읽고, 정말 가슴으로 많이 느꼈다. 그래 맞아. 우리의 입장이 이렇게 난처함으로 얼룩질 줄은 정말 모랐구나. 다 좋은 일만 있을지 알았지 정말 이렇게 잘못된 일인줄 몰랐다. 하지만 지난 일이기에 후회보다는 앞으로의 계획에 힘을 쏟아야겠다.


제부 힘들게 하지마. 하자는대로 해. 지나친 무리 하지 말고 정말 할 수 있는만큼은 하도록 해. 그래야 오래 견딜 수 있고, 지금은 그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잘 알고 있지. 너 얼굴 말이 아니더라. 정말 몸 생각해 밥 잘 먹어. 건강해야 모든일 견뎌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