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앉아서...-신경숙-
오월의 신부
2002. 7. 24. 09:38
남편 친구들과 더불어 피서를 다녀왔다.
어른 열명에 아이들이 일곱명이다.
안면도로 다녀왔고 민박집에서 일박을 했다.
공주팀들은 다같이 함께 움직였고 우린
대천에서 곧바로 목적지로 향했다.
수없이 전화통화가 오갔고 차를 세워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찾아갔다.
너무도 외진곳에 위치해 있는 민박집인지라
도착하고 나서도 찾아온게 기적처럼 여겨졌다.
모두들 처마밑의 의자에 둘러앉아 캔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계원중에 한사람이 어설프게 주인을 안다고 해서
예약한거였지만 모두들 많이 실망하는 눈치였다.
그다지 깔끔치 못한 어수선한 배경과 온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우리가 묵는방에 딸린
작은 욕실에서 우리외에 다른사람들도 씻어야 했다.
이불은 습했고 여기저기 얼룩이 져 있었다.
밥은 당연히 나가서 근사한 곳에서 사먹는줄
알았었는데 친구들이 민박집에 밥을 부탁했다고 했다.
메뉴는 멧돼지를 솥뚜껑에 구워먹는거였다.
근데 고기를 기름기가 전혀 없는 부위를 준탓에
겉만 타고 고기가 잘 익지않은체 검정물이
솥뚜껑에서 묻어났다.
아무리 맛있게 먹으려고 애를써도 맛이 너무 퍽퍽했다.
그렇게 우왕좌왕 먹고 나서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의외로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아이들은 신이나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제각기 수영복을 입혀놓은 아이들의 모습이
참 예쁘고 귀여웠다.
집에서 준비해간 배구공과 비치볼로 열심히
백사장에서 축구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들의 모습은
더 없이 아름다워 보였고 또한 자상해보였다.
같이 게도 잡고 조개도 줍고 모래무덤도 만들고...
장난감이 없어도 활용만 잘 하면 자연은
무한한 놀잇감과 공간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새삼 또 한번 깨닫게 된다.
마음껏 뛰고 마음껏 소리쳐도 누구하나
뭐라 할것 없는 드넓은 바다와 백사장은
현대인들에겐 특히 아이들에겐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커다란 선물이었다.
해질무렵에 다음날 다시 오자는 약속으로
아이들을 달래어 민박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했다.
저녁식사는 모두 만장일치로 밖으로 나가
사먹기로 했다.
근사한 통나무집에서 꽃게탕을 시켜먹었다.
우리아이들 빼고는 모두 다 어린탓에
아이들과의 전쟁이 끊이질 않았다.
부부간에 아이를 놓고 보이지 않게 이어지는
소리없는 신경전...
아무리 감추려해도 훤히 보이는것은 이미
나도 몇해를 그렇게 고생하며 아이들을 키워봤기
때문일것이다.
한놈 잡으면 다른한놈이 사고쳐서 싫은소리
듣고 있고 못하게 엄포놓으면 악을 써가며
울고 불고...
엄마가 혼내면 아빠가 왜저러나 하는 한심한
눈으로 때론 화난모습으로 째려보듯 쳐다보고..
모두들 우리를 부러워했다.
정말 우리부부는 신혼부부처럼 달콤한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술을 권할수 있고 음식의 맛을 음미할수 있을만큼
여유로웠다.
그동안 일찍 결혼해 꽃다운나이에 애나 키우고 있는게
억울하다 싶었는데 그제야
보상받는 기분이어서 정말 행복했다.
인정이 현정이는 동생들을 잘 데리고 놀아줬다.
그래서 다들 예쁘다는 칭찬을 받았고.
내가 봐도 참 대견스러웠다.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우리부부는 거의 열심히 박수를 쳤다.
그냥 그러는게 편했다.
열심히 들어주고 분위기 띄워주고..
다들 마음과는 달리 머쓱해하며 노래를 불렀다.
역시 노래는 취기가 있다싶을때 불러야 제격인것 같다.
늦은밤에 민박집에 도착해 아이들은 잠이 들었다.
기다렸다는듯 모두들 마당으로 나와 술잔을 기울였다.
시원한 수박도 잘라먹고 그밖에 과일들과 안주로
푸짐했다.
까만 모기를 열심히 쫓으며 정다운 이야기들을 나눴다.
친한 친구들과의 모임(계)이다 보니 이야기의 폭이
꽤 광범위했다.
학교생활에서 부터 가정을 꾸려나가기 까지의 과정과
지금 현재 부부의 성생활까지...
그래도 너나 할것없이 고부문제가 나오자 할말들이
너무 많은듯 한마디씩 하고자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예나 지금이나 고부간의 갈등은 영원한 미스테리요
영원한 숙제이기도 한가보다.
좋은것도 아니지만 나쁘다고도 말할수없는 묘한관계!
힘든것은 어쩔수가 없는가 보다.
시부모님 입장도 며느리 입장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는수 밖에 없는듯하다.
그렇게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새벽녘까지...
그러다가 모두들 행복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잠시후 기분좋게 문밖에서 들려오는
여행객들의 소란스러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털고 일어나 수돗가로
나간다.
우물가를 연상케하는 정겨운 공간이 아름답다.
수건을 목에 하나씩 두르고 오손도손 쭈그려
앉아서 양치질과 세수를 한다.
커다란 다라이엔 털이 보숭보숭한 복숭아가
둥둥 먹음직스럽게 떠있다.
처음보는 얼굴일지라도 전혀 낯설지 않게
대화가 오간다.
누구나 다 알아들을수 있는 일상적인 대화지만
한없이 평화롭고 정겨운 풍경들이다.
민박의 묘미는 바로 그런것같다.
날이 새도록 모기불펴놓고 좋은사람들과 둘러앉아
수다떠는것!
집보다 불편한것들은 많고 비싼 바가지요금이란걸
알면서도 기꺼이 수많은 인파속으로 뛰어드는건
분명 그속에 더많은 삶의 의미와 즐거움이
있기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피서다운 피서를 다녀왔다는
안도감에 아이들에게도 떳떳할수(?)있기때문에.
다음날에는 낚시를 하기로 했는데 폭풍주의보로
배가 안떠 그냥 해수욕장에서 물놀이 하다가
횟집에 가서 각종 회와 매운탕을 맛있게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은 언제나 외출했다 돌아오면 천국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아이들과 외쳐본다.
우리집 정~말 너무 너무 좋다!그치???
그래서 천사들과 한동안은 행복에 겨워 산다.
며칠 지나면 언제 그런날이 있었나 싶게 지겹다 소리
연발하며 살지만...
어른 열명에 아이들이 일곱명이다.
안면도로 다녀왔고 민박집에서 일박을 했다.
공주팀들은 다같이 함께 움직였고 우린
대천에서 곧바로 목적지로 향했다.
수없이 전화통화가 오갔고 차를 세워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찾아갔다.
너무도 외진곳에 위치해 있는 민박집인지라
도착하고 나서도 찾아온게 기적처럼 여겨졌다.
모두들 처마밑의 의자에 둘러앉아 캔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계원중에 한사람이 어설프게 주인을 안다고 해서
예약한거였지만 모두들 많이 실망하는 눈치였다.
그다지 깔끔치 못한 어수선한 배경과 온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우리가 묵는방에 딸린
작은 욕실에서 우리외에 다른사람들도 씻어야 했다.
이불은 습했고 여기저기 얼룩이 져 있었다.
밥은 당연히 나가서 근사한 곳에서 사먹는줄
알았었는데 친구들이 민박집에 밥을 부탁했다고 했다.
메뉴는 멧돼지를 솥뚜껑에 구워먹는거였다.
근데 고기를 기름기가 전혀 없는 부위를 준탓에
겉만 타고 고기가 잘 익지않은체 검정물이
솥뚜껑에서 묻어났다.
아무리 맛있게 먹으려고 애를써도 맛이 너무 퍽퍽했다.
그렇게 우왕좌왕 먹고 나서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의외로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아이들은 신이나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제각기 수영복을 입혀놓은 아이들의 모습이
참 예쁘고 귀여웠다.
집에서 준비해간 배구공과 비치볼로 열심히
백사장에서 축구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들의 모습은
더 없이 아름다워 보였고 또한 자상해보였다.
같이 게도 잡고 조개도 줍고 모래무덤도 만들고...
장난감이 없어도 활용만 잘 하면 자연은
무한한 놀잇감과 공간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새삼 또 한번 깨닫게 된다.
마음껏 뛰고 마음껏 소리쳐도 누구하나
뭐라 할것 없는 드넓은 바다와 백사장은
현대인들에겐 특히 아이들에겐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커다란 선물이었다.
해질무렵에 다음날 다시 오자는 약속으로
아이들을 달래어 민박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했다.
저녁식사는 모두 만장일치로 밖으로 나가
사먹기로 했다.
근사한 통나무집에서 꽃게탕을 시켜먹었다.
우리아이들 빼고는 모두 다 어린탓에
아이들과의 전쟁이 끊이질 않았다.
부부간에 아이를 놓고 보이지 않게 이어지는
소리없는 신경전...
아무리 감추려해도 훤히 보이는것은 이미
나도 몇해를 그렇게 고생하며 아이들을 키워봤기
때문일것이다.
한놈 잡으면 다른한놈이 사고쳐서 싫은소리
듣고 있고 못하게 엄포놓으면 악을 써가며
울고 불고...
엄마가 혼내면 아빠가 왜저러나 하는 한심한
눈으로 때론 화난모습으로 째려보듯 쳐다보고..
모두들 우리를 부러워했다.
정말 우리부부는 신혼부부처럼 달콤한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술을 권할수 있고 음식의 맛을 음미할수 있을만큼
여유로웠다.
그동안 일찍 결혼해 꽃다운나이에 애나 키우고 있는게
억울하다 싶었는데 그제야
보상받는 기분이어서 정말 행복했다.
인정이 현정이는 동생들을 잘 데리고 놀아줬다.
그래서 다들 예쁘다는 칭찬을 받았고.
내가 봐도 참 대견스러웠다.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우리부부는 거의 열심히 박수를 쳤다.
그냥 그러는게 편했다.
열심히 들어주고 분위기 띄워주고..
다들 마음과는 달리 머쓱해하며 노래를 불렀다.
역시 노래는 취기가 있다싶을때 불러야 제격인것 같다.
늦은밤에 민박집에 도착해 아이들은 잠이 들었다.
기다렸다는듯 모두들 마당으로 나와 술잔을 기울였다.
시원한 수박도 잘라먹고 그밖에 과일들과 안주로
푸짐했다.
까만 모기를 열심히 쫓으며 정다운 이야기들을 나눴다.
친한 친구들과의 모임(계)이다 보니 이야기의 폭이
꽤 광범위했다.
학교생활에서 부터 가정을 꾸려나가기 까지의 과정과
지금 현재 부부의 성생활까지...
그래도 너나 할것없이 고부문제가 나오자 할말들이
너무 많은듯 한마디씩 하고자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예나 지금이나 고부간의 갈등은 영원한 미스테리요
영원한 숙제이기도 한가보다.
좋은것도 아니지만 나쁘다고도 말할수없는 묘한관계!
힘든것은 어쩔수가 없는가 보다.
시부모님 입장도 며느리 입장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는수 밖에 없는듯하다.
그렇게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새벽녘까지...
그러다가 모두들 행복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잠시후 기분좋게 문밖에서 들려오는
여행객들의 소란스러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털고 일어나 수돗가로
나간다.
우물가를 연상케하는 정겨운 공간이 아름답다.
수건을 목에 하나씩 두르고 오손도손 쭈그려
앉아서 양치질과 세수를 한다.
커다란 다라이엔 털이 보숭보숭한 복숭아가
둥둥 먹음직스럽게 떠있다.
처음보는 얼굴일지라도 전혀 낯설지 않게
대화가 오간다.
누구나 다 알아들을수 있는 일상적인 대화지만
한없이 평화롭고 정겨운 풍경들이다.
민박의 묘미는 바로 그런것같다.
날이 새도록 모기불펴놓고 좋은사람들과 둘러앉아
수다떠는것!
집보다 불편한것들은 많고 비싼 바가지요금이란걸
알면서도 기꺼이 수많은 인파속으로 뛰어드는건
분명 그속에 더많은 삶의 의미와 즐거움이
있기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피서다운 피서를 다녀왔다는
안도감에 아이들에게도 떳떳할수(?)있기때문에.
다음날에는 낚시를 하기로 했는데 폭풍주의보로
배가 안떠 그냥 해수욕장에서 물놀이 하다가
횟집에 가서 각종 회와 매운탕을 맛있게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은 언제나 외출했다 돌아오면 천국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아이들과 외쳐본다.
우리집 정~말 너무 너무 좋다!그치???
그래서 천사들과 한동안은 행복에 겨워 산다.
며칠 지나면 언제 그런날이 있었나 싶게 지겹다 소리
연발하며 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