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신부 2002. 9. 23. 22:33
합동으로 하는 줄넘기를 오늘은 100번을 조금 넘겼다. 대단한 수치다. 30번뛰면 정말 고비가 찾아온다. 다리가 무겁고, 땡기고, 주저앉고 싶다. 숨도 가빠온다. 앞에 잘 뛰는 사람 들어오니까 나까지 몸이 가뿐하게 날아오르는 것처럼 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단 한번만 뛴 것이다. 대타로. 방아름엄마다. 작년에 했던 사람이다. 역시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날씬한 몸에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 같다.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라고 하는데 계속 거절한다.


쉽지 않는 것을 멋모르고 시작해서 죽을 고생 하는 것 같다. 이제 나 혼자도 아니라서 빠져나올 수도 없다. 호흡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죽자사자 연습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정말 어디 대회든 나같이 느슨한 사고방식을 갖고 나가는 경기종목은 없는 모양이다. 아마추어라고 얕볼 수도 없다. 다른 사람들은 정말 악착같이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 나도 질세라 부지런히 따라가고 싶은데 이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호수 낳기전에 줄넘기해서 유산을 경험한 적도 있다. 그때는 줄넘기를 한 번 하면 50번은 거뜬히 한 것 같은데 지금은 왜 이렇게 몸이 무거운지 알 수가 없다. 남편이 말하길 안하다 해서 그렇다고 했다. 남편도 어제 하루종일 족구를 해서 힘들다고 했다. 운동은 잘 하는 편인지 끝까지해서 이겼다고 했다. 내기를 했으니 죽자사자 한 모양이다.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은 줄넘기. 이제 즐기면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것을 배운다. 마라톤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까?생업으로 하는 운동선수들은 정말 많은 고생 할 것 같다. 참 오늘 마음가짐으로 정말 대회에 나갔을때처럼 하자고 생각하며 지금 한 번이 마지막이다하며 뛰었다. 딸에게 말을 쉽게 하던 것이었는데 그것은 실제 해보려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그래도 효과는 있는 것 같다. 연습할때는 시험보는 것처럼, 시험 볼때는 연습할 때처럼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다.


여러 아줌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낸다. 유머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들어서 기분 좋은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싶다. 웃고 살아가는 사람들 같다. 줄 돌리기 어려운데 두 아줌마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 이준표 어머니도 참 좋게 보인다. 줄 돌려서 온 몸이 아파도 쉬지 않고 계속 하고 있다. 나도 그런 인내심과 봉사하는 마음, 그리고 꾸준히 하는 모습등을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