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신부 2003. 12. 4. 17:38


너무 좋은 인연으로


자운영


우리는 가족캠프에 참가했다가 만났다.
청소년 수련원에서 서로 처음보는 얼굴들에 낯설어 하면서 2박 3일을 함께 했다.
그 인연을 시작으로 우리는 다시 모임을 결성해 한달에 한번씩은정기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공설운동장에서 만났던 지난 여름날...
준비물은 각자 먹을 도시락과 롤러브레이드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반가워 어쩔줄 몰라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우리는 이미 또 하나의 가족임이 분명했다.
자리를 잡고 먹거리를 풀어놓으니 오색찬란한 먹거리들로잔칫집 분위기가 형성됐다.
저마다 준비해온 음식을 덜어서 안닿는쪽으로 건내주느라 한동안분주하기도 했다.
운동장을 누비며묘기 부리듯 롤러브레이드를 타는가 하면 배드민턴을 치고 축구를 하며어른들과 아이들 모두 한데 어우러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박을 쪼개 먹으며 처음만났을때 함께 합숙하며 벌어졌던 헤프닝들을 추억삼아 이야기하자니 저마다 함박 웃음이다.
배 나온팀과 배가 안나온 팀으로 나뉘어 족구하던 아버지들의 운동신경은아직도 놀라울만큼 패기있어 보였다.
더 많이 더운날에는 우리는 바다로 향했다.
바닷가를 끼고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형성선 동백관에서 1박2일야영을 했다.
함께 모여서 요리를 하고 모여 앉아 노래를 부르며 백사장에서 축구도 함께하며한여름밤의 낭만을 만끽했다.
허구헌날 내렸던 비 때문인지 습한 기온이 올라와 가히 편안한 잠자리는아니었지만 파도소리 들으며 텐트안에서 잠을 청하는 기분은 너무도특별했다.
이른아침부터 아이들은 바닷물에 빠져들어 물놀이를 즐겼고 간간히 배가출출할때만 어른들 곁을 찾는 모습이었다.
우리 어른들은 한낮의 뜨거운 태양아래 맛조개를 캐기 위해 긴긴시간 삽질을 했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은 표정들이었다.

구멍을 찾아 소금을 뿌리면 살짝 얼굴을 내미는데 고놈을 순식간에 낚아챌때마다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나무그늘에 앉아 잡은 조개를 살짝 팬에 익혀서 먹는 그맛또한 기가 막혔다.
지끈거림에도 불구하고 하나라도 더 먹겠다고 아우성이었던 그때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고기를 잡아다가 매운탕을 끓여먹었던 보령댐에서의 시간은 또 얼마나 달콤했던가.옹기종기 모여앉아 수제비를 떼어 넣으며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더이상 바랄것 없이 행복해 보였다.
어쩌자고 그렇게 날은 쉽게 저물어 버리는지 머리위에선 하나둘 별들이 반짝였다.아쉬움많은 아이들의 부탁을 들어주고자 누군가 제안했던 수건돌리기 게임은 그야말로 달밤에 체조하는 분위기였다.
잔디밭에 둘러앉아 열심히 박수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다.산토끼 토끼야 어데를 가느냐....
처음해보는 게임이라면서 아이들은 너무나 즐거워했다.
뛰는 폼이 엉거주춤해서 한없이 웃음을 자아냈던 왕언니 뒤엔 수건이 제일 많이놓여졌다.
벌칙으로는 엉덩이로 이름쓰기,팔굽혀펴기,노래등등이 이어졌다.
바야흐로 가을!
정상에 오르면 억새풀로 장관을 이룬다는 오서산을 등반했다.
어린아이들에겐 다소 무리일수도 있겠다 싶어 많은 걱정이 앞섰지만 역시 우리가족캠프 가족들은 전원 등반에 성공했다.
우는 아이 달래가며 손에 손을 맞잡고 오르고 오르던 길.
곁에 있는 자식이 내 자식인양 허물없이 안고 안기는 모습이 한없이 정겨워보였다.
내 가족만 챙기며 내 혈육만 위한다면 이 세상은 너무도 삭막할텐데 이 얼마나아름답고 다행스러운 풍경인가.
날씨마저 음산한 겨울의 문턱에서 오늘 문득 사진첩을 들추어보니한컷 한컷 스냅사진으로 남겨져 있는 많은 추억들이 일순간에 되살아 난다.
핵가족 시대에 오십여명이 한가족 되어 예쁘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진정 아름답다.
이렇듯 안보면 보고 싶고 만나면 헤어지기가 못내 아쉬운 우리 보령가족캠프팀!소박한 아름다움을 꿈꾸는 12가족의 모습에서는 언제나 맑은 물이 뚝 뚝 떨어진다.

꼬리말 쓰기자운영 너무 감사합니다.. 이렇게 근사한 모습으로 변신할줄은 몰랐답니다.너무도 놀라워서..너무도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나려는것을 꾹꾹 참습니다.ㅎㅎㅎ 사람만 꾸미기 나름인줄 알았는데 글 역시도 꾸미기 나름이군요. 음악 고르시느라 고생많으셨겠어요..너무 좋아요...정말 감사드립니다. [2003/11/28]☆동산지기_s 자운영님, '여수'라는 곡이 마음에 드시는지요? 다음에는 곡을 정해주세요.계절별로 아듬답게 살아온 모습을 엮어 마치 하나의 진주로 만든것 같아 글을 읽으며 즐겁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2003/11/29]首ㅈ┐│ⓩ┌ 예쁘죠? 자운영님만큼 예쁘게 만들려고 조금 아주 사알짝 노력했답니다^^ 마음에 드셨다니 저도 정말 뿌듯하군요~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