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신부 2001. 8. 28. 21:11
26일은 공주장날이다. 미래가 방학 끝나고 처음 맞이하는 일요일이라 신경이 쓰였다. 도서관에 갈까?시장에 갈까?망설였다. 미래친구가 놀러와서 오전은 보내고 오후에는 호수가 낮잠을 잤다. 저녁5시에 버스를 타고 장에 갔다. 미래가 귤을 사달라고 해서 나중에 사준다고 하고 시장을 돌았다.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엿장수가 파는 엿을 2개 이백원주고 사먹고, 요구르트를 천원어치 샀다. 대하가 한접시에 만원이라고 해서 나중에 사기로 하고 다른 곳을 구경했다. 배추와 알타리무를 사러 다녔는데 배추는 너무 비싸고 알타리도 잎이 시들어 사지 않았다. 한바퀴돌고나서 대하 사러 갔더니 팔려서 없었다. 무척 아쉬었다. 다른곳에서 새우,동태,갈치를 샀다. 거봉도 한박스 샀다. 망설이던 무는 상태가 안좋아 사지 않았다. 귤을 사러 갔더니 장사가 가고 없었다. 저녁이라 덥지 않아서 좋았는데 장사꾼들은 다 팔고 들어간뒤였다. 이 사실 알았으면 처음 시장에 왔을때 부랴부랴 샀을텐데 그 생각을 못했다. 미래가 배고프다고 했다. 국수를 사달라고 했는데 군것질 하고 돌아다니니까 그냥 왔다. 미안해서 엘마트가서 핫도그 사먹으라고 천원을 줬다. 버스에서 졸던 미래가 신나서 가게로 갔다. 그런데 그 곳도 장사를 마친 상태였다. 참 미안했다. 버스안에서는 차표때문에 실랑이를 벌였다. 집에서 학생표를 두 장 가지고 갔다. 시장갈 때 버스표 한 장을 미래 주면서 올 때 내라고 했다. 다른 한장은 내가 내고 내 차비만 돈으로 냈다. 시장에서 올 때 버스안에서 미래보고 버스표 달라고 했더니 아까 냈다고 했다. 난 말귀도 못알아듣는다고 했고, 화가 났다. 예진아빠가 운전하는 버스안에서 그랬다. 내 호주머니에 넣으면 돈과 섞여 잃어버릴까봐 미리 미래한테 맡겼더니 그것을 미래는 내라고 준 줄 알았나보다. 아무튼 집에 와서 밥을 안먹는다는 미래 달래려고 짜장컵라면 사다 주었다. 미래 엉덩이는 모기 물린 자국처럼 세군데가 빨갛게 돋아 올라있었고, 밑도 물러서 빨갛게 되어서 걷는 것도 힘들어했다. 미래가 약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하루종일 논 미래를 저녁에 데리고 나간 것이 무리한 일이었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버스표 돈은 얼마 안되는 것을 가지고 난 화를 못참아 아이를 야단치고 나니 참 후회스러웠다. 하지만 한 가지는 배웠다. 엄마입장보다 아이입장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원래 표는 내라고 있는 것이니까 당연한 일을 한 것이다. 내가 내 생각대로 한 것이 잘못이었다.
시장에 가서 남편이 좋아할 것만 사려고 애썼던 나다. 난 포도를 좋아하고 참외도 사고 싶었지만 남편이 잘 먹지 않는 것이라 잘먹는 거봉을 샀다. 다음에 시장에 갈때는 김치거리부터 얼른 살 생각이다.전에 배추4단과 알타리무2단을 담아서 다 먹었다. 이제 다시 김치 담을 생각하니 좀 엄두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