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
일요일
오월의 신부
2001. 9. 11. 16:39
일요일날 남편은 출근했다. 아이들이 나가고 싶어해서 산에 가자고 했다. 준비하는동안 아이들은 나갔다들어왔다. 지선이가 같이 간다고 했다. 미래는 기분이 좋아서 빨리 가자고 했다. 보리차,후레쉬베리2개,어제 산 꿀떡을 가지고 갔다. 햇볕은 있었지만 바람이 불어서 시원했다. 기분이 날아갈듯 가벼웠다. 새로지은 학원건물이 흰색인데 겉에 장식한 그림이 아름다웠다. 높은음자리표를 응용한 조각인데 예뻤다. 산에 올라가서는 혼자 온 경식이 엄마를 만났고, 민주도 그림 그리러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나가는 할아버지와 아줌마들에게도 인사를 했다. 산에서 간식을 맛있게 먹고 우물을 보고 내려왔다. 호수가 업어달라고해서 말라버린 긴 나무를 주워서 끌고 오고,오면서 벌레가 다 갉아먹어 줄기만 남은 나무도 보았다. 그줄기에 벌레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호수는 벌레가 많이 있다고 무척 좋아했다. 큰 벌레도 있었다. 색이 노란 줄무늬라서 예뻤다. 누에보다 작은 벌레종류였다. 산에서 내려와서는 현대놀이터에서 놀았다. 그네를 타고 놀고 미끄럼도 탔다. 미래는 다시 웅진도서관에 가자고 했다.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다시 도서관 가기 위해 버스를 30분넘게 기다렸다. 도서관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책고르는 재미에 빠져 잘 지냈다. 호수는 버스안에서부터 자서 힘들게 안고 2층 도서관까지 갔다. 밖에 있는 벤취에 호수를 뉘었다. 아이들책 몇권을 갖다놓고 읽었다. 반납할 책을 넣어갔던 가방을 벼개로 받쳐주고 큰손수건으로 발을 덮어 주었다. 아이들이 빌린 책을 읽으면서 즐겁게 지냈다.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먹고 문예회관에 갔다. 전국명창 명고대회가 있었다.판소리를 듣고 사물놀이패가 공연을 했다. 난 우리가락이라 들려주고 싶어서 호수시중을 들어가며 달래고 있었는데 아이들은 흥미가 없어서 그 어두컴컴한 곳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한시간가량 관람하고 집에 돌아왔다. 날은 어두워져 있었고, 몸도 피곤했다. 잠깐 현관문 열어 놓았는데 모기가 들어와 호수를 열군데 넘게 물었다. 너무 속상했다. 눈두덩도 부어 올랐다. 미래는 다음주에 친구와 둘이 도서관에 가겠다고 했다. 산에만 올라갔다 올 생각이었는데 도서관까지 다녀왔는데 또 호수는 마트에 가자고 떼를 썼다. 비까지와서 우산 쓰고 놀이터를 한바퀴 돌고 슈퍼에 가서 사탕을 사왔다. 정말 끝이 없는 아이들 요구에 난 소리 질렀다. 우유를 엎어가면서 혼자 따르겠다고 고집부리는 호수를 누가 말리랴......
미래는 참 재미있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만족감을 심어주는 하루를 만들어주기는 쉽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잡념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뭔가 해냈다는 기쁨을 만들어주는 나들이였기에 나 역시 너무 기분 좋은 하루였다. 그 다음날 대전나들이가야하는 나에게는 엄청난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설겆이하랴,청소하랴, 세탁기돌리랴, 점심반찬 만들랴,슈퍼가서 시장보랴 등등으로 눈코뜰 새 없었다.
미래는 참 재미있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만족감을 심어주는 하루를 만들어주기는 쉽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잡념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뭔가 해냈다는 기쁨을 만들어주는 나들이였기에 나 역시 너무 기분 좋은 하루였다. 그 다음날 대전나들이가야하는 나에게는 엄청난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설겆이하랴,청소하랴, 세탁기돌리랴, 점심반찬 만들랴,슈퍼가서 시장보랴 등등으로 눈코뜰 새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