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
장판 깔던 날
오월의 신부
2001. 9. 21. 17:37
딸아이방 장판이 다 찢어져서 너덜거렸다. 민속장판인데 의자를 밀고당기고 하니까 잘 찢어졌다. 남편한테 장판을 새로 깔자고 했더니 좋다고 했다. 마침 호수도 아빠차 타고 싶다고해서 가까운 지물포로 갔다. 치수에 맞게 장판가격을 물었더니 생각보다 비쌌다. 그래서 강건너 있는 지물포에 갔더니 가격이 약간 싸고 마음에 드는 것도 있어 사가지고 나왔다. 운전석옆자리를 뒤로뉘여서 장판을 실었다. 기분이 좋아서 차속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호수야! 예쁜 장판 깔아줄께."남편이 말했다. "미래방 벽지와 참 잘 어울리는 걸로 잘 골랐어요."내가 말했다. 차가 신호때문에 정지하고 있었다. 금방 앞에 차들이 움직이자 남편도 차를 출발시켰는데 쿵 소리가 났다. 바로 앞에 차가 개인택시였는데 그 차만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바로 차에서 내려 가서 보았는데 택시범버만 약간 흠집났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해서 조금 더 가서 갓길에 세웠다. 개인택시기사는 범퍼속에 있는 스프링이 나갔다며 정비소로 전화하더니 삼십오만원 하니까 그 돈 달라고 했다. 아니면 보험처리하면 병원가서 입원한다고 했다. 돈주면 아프지않으니까 병원에 안가겠다고 했다. 약간의 시간을 두고 결정해서 알려주겠다고 하고 집에 와서 보험회사로 연락하니까 보험처리하면 보험료가 현재 사십만원에서 2년간 육십만원으로 오른다고 그냥 해결하라고 했단다. 운전기사도 그말을 했다.그런쪽으로만 알아서 현금을 그렇게 요구해왔다. 삼십만원을 주고 해결했다. 정말 파렴치범 같았다. 그런다는 소리는 들어봤지만 이번 경우를 보니 병원에서 허위진단서 끊어주는 것이 현실이라는데 보험처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만 배불리게 만드는 것 같았다. 어느정도라면 미안해하며 주겠지만 조그마한 흠집에도 그정도 과하게 요구하는 것을 보니까 저질처럼 느껴졌다. 상대하기도 싫고, 더러운 생각도 들어 차라리 빨리 돈건네고 빨리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재빠르게 처리했다. 그렇게 돈벌어 잘살든지 못살든지 아무튼 두 번 다시 보기싫은 족속이다.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신이 나서 짐을 나르기 시작했다. 너무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책과 물건들을 나르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설겆이 마치고 나도 거들었으나 이미 많이 치워진 상태라 수월했다. 책상유리를 들고 속도 깨끗이 닦고 책장도 걸레질했다. 남편은 컴퓨터를 나르고 장판을 깔았다. 맞춰서 자르고 반듯하게 깔고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남편은 대단히 꼼꼼하게 네귀퉁이를 맞추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미래가 책상위치를 바꾸고 싶어해 방향을 다르게 놓았다. 5센티가 부족했다. 책상밑에 컴퓨터책상을 밀어서 아귀를 마추었더니 높낮이가 달라 미웠다. 그래도 미래는 책상위치가 바뀐 것에 만족해 컴퓨터를 설치했다.그런데 여유공간이 없어 사용할 수가 없었다. 코드 빼고 낄 여유가 없어서 다시 원위치대로 배치했다. 확실히 여유있고, 높낮이도 일치해서 보기 좋았다. 나와 딸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안들어가는 것 알면서도 바꿔주려고 애쓴 남편의 마음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다시 책상을 정리하고 남편은 컴퓨터를 원상복귀시켰다. 코드가 많아서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스캐너까지 딸린 것이라 우리집컴퓨터는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 가능하면 미래책상과 책장에 있는 책을 줄였다. 꼭필요한 것만 놓고 여유공간을 많이 놔두었다. 힘들게 정리했다. 벽지가 새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장판을 새로 깔고나니까 헌벽지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일부러 눈길을 장판에 고정시켰다. 방바닥을 열심히 닦고싶을정도로 깔끔하다. 이런 기쁨이 행복으로 느껴졌다.미래와 호수도 좋아했다. 호수는 낮잠자고 깨더니 이렇게 말했다. "호수방도 이거 해 줘." 너무 귀엽다. 아이들이 일도와준 것을 고맙게 여겨 떡꼬치를 함께 사먹었다. 남편도 늦은 낮잠에서 깬 것 같아 떡볶이를 사다 주었다.온가족이 맛있게 먹었다. 난 어깨가 너무 아팠지만 골뱅이무침을 만들어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미래가 너무 맛있게 먹었다.
난 이런 행복을 오래 기억하며 살아가고 싶다. 온가족이 조그만 변화를 위해 함께 애쓰고, 같이 생각을 나누고, 이리저리 옮겨놓기도하며 묵은때 벗겨내는 행동에서 살아가는 기쁨이 느껴진다. 아이들 방을 도배하면서 힘들었던 기억도 새롭고, 도배지 고르며 고민했던 일도 생각난다.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우리집 곳곳에 배어있는 이런 흔적들을 볼때마다 한가지씩 추억이 떠올라 난 혼자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돈보다 더 좋은 이런 기억이 앞으로 더많이 쌓여 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내가 이렇게저렇게 하고 싶다고하면 곧잘 들어주는 남편한테 감사한 마음도 많이 든다. 난 절대 혼자 할 수 없지만 같이 하면 난 거들어줄 수는 있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도 한 번에 싹 바뀌는 것을 즐기기보다는 내 손으로 조금씩 바꿔가며 사는 기쁨을맛보면서 살아가기를 기대해본다. 방걸레질을 힘들어했던 나인데 오늘부터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걸레질을 잘 할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신이 나서 짐을 나르기 시작했다. 너무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책과 물건들을 나르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설겆이 마치고 나도 거들었으나 이미 많이 치워진 상태라 수월했다. 책상유리를 들고 속도 깨끗이 닦고 책장도 걸레질했다. 남편은 컴퓨터를 나르고 장판을 깔았다. 맞춰서 자르고 반듯하게 깔고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남편은 대단히 꼼꼼하게 네귀퉁이를 맞추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미래가 책상위치를 바꾸고 싶어해 방향을 다르게 놓았다. 5센티가 부족했다. 책상밑에 컴퓨터책상을 밀어서 아귀를 마추었더니 높낮이가 달라 미웠다. 그래도 미래는 책상위치가 바뀐 것에 만족해 컴퓨터를 설치했다.그런데 여유공간이 없어 사용할 수가 없었다. 코드 빼고 낄 여유가 없어서 다시 원위치대로 배치했다. 확실히 여유있고, 높낮이도 일치해서 보기 좋았다. 나와 딸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안들어가는 것 알면서도 바꿔주려고 애쓴 남편의 마음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다시 책상을 정리하고 남편은 컴퓨터를 원상복귀시켰다. 코드가 많아서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스캐너까지 딸린 것이라 우리집컴퓨터는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 가능하면 미래책상과 책장에 있는 책을 줄였다. 꼭필요한 것만 놓고 여유공간을 많이 놔두었다. 힘들게 정리했다. 벽지가 새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장판을 새로 깔고나니까 헌벽지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일부러 눈길을 장판에 고정시켰다. 방바닥을 열심히 닦고싶을정도로 깔끔하다. 이런 기쁨이 행복으로 느껴졌다.미래와 호수도 좋아했다. 호수는 낮잠자고 깨더니 이렇게 말했다. "호수방도 이거 해 줘." 너무 귀엽다. 아이들이 일도와준 것을 고맙게 여겨 떡꼬치를 함께 사먹었다. 남편도 늦은 낮잠에서 깬 것 같아 떡볶이를 사다 주었다.온가족이 맛있게 먹었다. 난 어깨가 너무 아팠지만 골뱅이무침을 만들어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미래가 너무 맛있게 먹었다.
난 이런 행복을 오래 기억하며 살아가고 싶다. 온가족이 조그만 변화를 위해 함께 애쓰고, 같이 생각을 나누고, 이리저리 옮겨놓기도하며 묵은때 벗겨내는 행동에서 살아가는 기쁨이 느껴진다. 아이들 방을 도배하면서 힘들었던 기억도 새롭고, 도배지 고르며 고민했던 일도 생각난다.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우리집 곳곳에 배어있는 이런 흔적들을 볼때마다 한가지씩 추억이 떠올라 난 혼자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돈보다 더 좋은 이런 기억이 앞으로 더많이 쌓여 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내가 이렇게저렇게 하고 싶다고하면 곧잘 들어주는 남편한테 감사한 마음도 많이 든다. 난 절대 혼자 할 수 없지만 같이 하면 난 거들어줄 수는 있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도 한 번에 싹 바뀌는 것을 즐기기보다는 내 손으로 조금씩 바꿔가며 사는 기쁨을맛보면서 살아가기를 기대해본다. 방걸레질을 힘들어했던 나인데 오늘부터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걸레질을 잘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