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래가 읽을 책 없다고해서 오늘 도서관에 갔었다. 책을 빌리고 나오는데 금강유황온천 차가 지나갔다. 아이들한테 목욕탕에 가겠느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해서 갔다. 표를 끊었다. 탈의실에 들어갔더니 호수가 그냥 밖에 나가자고 했다. 나체의 아줌마들이 북적거리고 사람이 많으니까 어색해서 그러는 것 같았다. 서운해하는 미래를 달래서 환불을 받아서 목욕탕에서 나왔다.미래는 너무 서운해서 입이 나오고, 호수는 시원해하는 표정이었다. 거금 만천원을 내고 목욕하려다 그냥 나왔는데 웃음이 나왔다. 평소에 집에서만 목욕을 했더니 호수가 이런 공중목욕탕에서 그냥 나올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오늘 큰 공부한 거라 생각하고 셔틀버스타고 시내 나와서 미래 바지 사주고 집에 돌아왔다. 참 풀빵을 파는 곳이 있어 천원어치 사줬다. 아이들이 맛있다고 잘 먹었다.
버스에서 호수가 자서 미래는 큰 배낭가방속에 든 책 열두권을 메고 오고, 난 호수를 안고 집에 왔다. 너무 힘들다. 남편 있을때 갈 걸 하는 후회들었다. 하지만 남편은 어제 다음에 가자고 했다. 어제는 시장가고 시내 가서 컴퓨터칼라잉크 사러 다니고 사진 맡겼다 다시 나가 찾아오고 그리고나서 열심히 가족신문을 만들고, 체험학습 2편을 만들었다.미래가 하는 말이다."우리 아빠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 것을 처음 봤다" 이 말에 남편은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리며 다음부터는 미래 혼자 하라고 했다.
아이들 숙제는 스스로 하라고 하더니 내가 여름방학때 열심히 도와주는 것을 보아서 그런지 이번엔 스스로 열심히 챙겨주고 도와줬다.흐뭇했다. 이렇게 쉽게 해낼 수 있는 것은 다 지난 2년간 고민하며 열심히 해 본 경험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었다.
오늘 미래가 개학해서 학교갔다 돌아와서 하는 말이다. " 엄마, 칠판에다 내가 한것만 현장체험학습보고서 걸어놨다. 아이들 보라고"
서울남산타워와 지질박물관에 대해 스크랩을 만들어갔다. 사진 찍고, 표 모으고, 설명 붙여 만들었으니 볼 만한가 보다. 가족신문도 다 아는 내용을 글로 적어 컴퓨터로 인쇄해 놓으니까 제법 그럴 듯 했다. 사진 한 장 붙으니까 더더욱 산뜻했다. 우리가족은 오후내내 참 행복했다. 아이들은 신나고 재미있어 했고, 난 근심걱정 다 버리고 오로지 글 적고, 짜 맞추며 즐거운 고민을 해가며 일을 했었다.
방학은 이렇게 다 정리가 되었다. 이제 다시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자람을 다시 추구하고 싶다.
막내는 참 직접 꽃동네 간 것이 아니고 비디오로 봤다고 했다. 5일경에 외래 진료가는 것이 걱정인 것 같다.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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