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너무 사랑해서 그 친구 곁에서 떨어지기 싫었습니다.
내가 이야기할 때 잘 들어 주는 것 같아서 참 행복했었지요.
어느날부터 우리는 말없는 사이가 되어 갔지요.
아마 아이들이 태어나고, 집을 장만하고, 더불어 살면서 삶의 때가 끼기 시작하며 우리는 말없는 친구가 되기 시작한 것 같아요.
피곤할 것 같아 자라고 하고,
옆에 있으면 불편할까봐 비껴주고,
싫다고 하면 마음 상할까봐 그냥 따라서 하고,
그러다가 지금은 아주 먼 곳에 가버리고 만 것 같아요.
마음이 멀리 달아나서
서로에게
마땅히 해야 할 도리만 남아버린 것 같습니다.
이것이 삶이라고 한다면 받아들여야겠지요.
어린 자식들에게
포근한 안식처인 집을 지키고 산다는 것이 이런 책임을 지고 살아가게 만듭니다.
부모님 생각해서 꾹 참고 살고 있습니다.
가끔씩 그냥 없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 존재가 필요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가끔은 하는 일 없이 힘들어질때면
그냥 외로워하는 나를 위로해보고 싶어서
가끔은 떠나고 싶어집니다.
어디로 가야할지는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