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

퇴원

오월의 신부 2003. 6. 5. 13:30
어머니가 퇴원하셨다. 다 나아서 퇴원을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통원치료를 하기로 했다. 어제는 충대병원에 가서 비뇨기과 검사를 하고, 약을 받아왔다. 방광이 좁아서 약을 먹어야 한다. 한시장애가 나왔다. 병원은 갈때마다 힘들다. 검사를 받는 어머니만큼은 아니지만 나역시도 힘들었다. 손해사정인이 와서 보호자노릇을 하려고들어 내가 화를 냈다. 사건을 의뢰하지 않았는데 어머니를 쫒아다닌다. 어머니 본심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난 결코 손해사정인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하긴 보험사직원과 통화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긴 한다. 맡기면 편한 것은 사실이다.


딸이 보호자로 따라갔는데 거기서 돈벌기위해 그렇게 악착같이 일을 보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이번에 진정 도움을 주고자 했다면 나보다 먼저 비뇨기과 진료를 받도록 해주었어야 옳다.
이제 그 신경 쓸 필요없다. 오로지 내 갈길을 가야한다.


진단서 나올때까지는 지금 손 쓸 방법이 없다. 알아보지도 못한다. 답답하지만 스스로사이트에 들어가 상식을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아는 것이 힘인 세상이다. 지식을 이용해 싸우는 수밖에 없다.


끝났다고 두 손 들고 싶지만 여기가 또다른 시작인 것 같다. 합의하기까지 신경전이 벌어질테니까.
병원을 다닐 일은 줄어들었다. 가끔씩 동행해야 하겠지만.


장애인등록 때문에 힘들어 하셨던 어머니를 옆에서 지켜보며 나도 애를 많이 태웠다. 사회는 약자한테 더 엄격하게, 더 냉혹하게 대하는 것을 알았다. 우리 사회에 부조리와 싸우는 사람들에게 난 박수갈채를 보낼 것이다. 부당한 대우와,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 사람들과 싸우는 사람들을 위해 난 힘을 보탤 것이다. 이런 것이 공평하게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면사무소의 복지사와 병원에서 제증명 담당자를 보면서 알면서도 모른다고 하는 불친절을 고발하고 싶지만 우선은 참고 일처리 끝날때까지 기다릴 참이다. 장애인을 위한다는 우리 사회의 구호는 정말 헛구호다. 친절한 사회는 더더욱 아니다. 병원에서 공공기관에서 내가 경험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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