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

아들의 실수

오월의 신부 2003. 10. 7. 16:43
한산 모시관과 금강하구언 그리고 JSA(공동경비구역) 촬영지인 갈대숲에 다녀왔다.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가족사진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와 삼각대를 가지고 다니며 여러 곳에서 찍으며 기뻐하였다.


집에 돌아와 침대에 사진기를 내려놓고 난 잠깐 거실로 나왔다. 남편이 안방에서 옷을 갈아 입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진이 다 날아갔다고 했다. 가서 보니 호수가 사진기를 만져서 필름 갈아 넣을때 만지는 것을 열어 빛이 들어간 것이었다. 열서너방 찍었는데 글쎄 모두 못쓰게 된 것이다. 너무 아쉽고 서운했다. 하지만 아들녀석이 한 행동이라 뭐라 말할수도 없었다. 눈치로 자기 잘못을 알아챈 녀석이 울음을 터 뜨렸다. 그러나 곧 그쳤다. 남편은 아이를 이해하는 듯한 표정으로 괜찮다고 했다. 난 너무 미안했다. 그냥 장롱안에 넣어 놓았다면 좋았을 것을. 잠깐의 방심으로 인해 어제 하루동안의 추억이 다 날아갔으니.


남편은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다니느라 더더욱 힘들었을텐데 그런 내색 한 번 안하고 다녔었다. 갈대밭을 누비고 돌아다닐때는 색다른 사진 남길 생각으로 여려곳을 샅샅이 뒤지고 다녔었다.저녁때라 날씨는 추워지고, 배도 고팠는데 그런 것을 참을 수 있었던 것은 다 예쁜 사진 남기고 싶은 욕심때문이었는데.
우리 아들 다 크면 그때 크게 나무라주고 싶다.
지금은 어려서 소용없으니.
아유. 이놈 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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