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

아프다는 사람한테서 난 자유로울수 없다.

오월의 신부 2001. 6. 4. 14:38
감기든 몸살이든 아프다는 사람한테는 정말 신경 많이 쓰인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 다 해주고 싶지만 이것이 도리어 화가 되어 어린아이만 때리고 말았다.
어른이 아프다고 신경써주다 그만 어린아이를 귀찮게 생각하고, 손을 댄 것밖에 안되는 것 같아 마음이 몹시 울적하다.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아이를 손으로 마구 때린 사실이 엄마의 자격을 의심케 한다.매를 들고 때리더라도 이유를 설명하고 때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난 오늘 사랑의 매가 아니라 감정처리한 것밖에 안된다.
점심때가 되었는데 마음만 급하고, 아이는 밖에서만 지내려하고, 남편과 딸은 내가 차려줄 밥상만 기다리고 있으니 정말 화가 났다.
미래는 컴퓨터 오락을 하는데 허리를 구부정하게 앉아서 하고 있어서 더욱 화가 났다. 정말 자세가 안좋다. 회전의자에 앉지 못하도록 말했다.
독서라도 하면 좋으련만 오로지 tv시청아니면 오락이니 정말 마음에 안든다.
다 내 탓이다. 아들 키운 것도 나고, 딸 키운 것도 나인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도 내 책임이다.
목소리 큰 것 고치고,아이들 지도도 일관성있게 해야할 터인데 자신이 없어진다.
아프지 않아야 될텐데.
난 집에서 최선을 다해도 아이들 감기는 걸리고 남편은 피곤해하고 이럴때는 나가서 얼른 돈을 벌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는 사실도 알지만 집안에서 안주하며 살기란 그것도 어렵다. 오늘처럼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면 나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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