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

밤하늘의 별을 보며-신경숙-

오월의 신부 2002. 6. 7. 18:08
어제 문득 잠들기 전에
바깥창문을 통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별이 아스라히 보였다.한개 두개 세개.
불을 다 끄면 앞에는 모두가 논인지라
칠흙같이 어두운데 어제는 늦은시간까지
밖이 훤했다.
한쪽에 보름달이 덩그러니 떠 있었다.
가로등에 감히 견줄수 없는
아름다운 고요속에 아늑함이 느껴졌다.
너무 환하지도 않으면서 어둡지 않을만큼
바깥풍경을 비춰주고 있었다.
세상이 모두 잠들어 버린것 같이
조용한 밤에 나와 함께 깨어있는 둥근달과
몇개의 별들이 그어떤 누구보다 가깝게 느껴지며
행복했다.
무서운 세상이 아니라면 밖에 나가 한없이
걷고 싶었다.
내가 살던 고향과 닮은 아파트옆 작은동네를
한없이 배회하고 싶었다.
정자나무 밑에 가면 아직 돌아가지 않은
친구가 있어서 함께 이야기 나눌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도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그러기엔 세상은 너무 험난하고
난 너무 겁이 많다.
개구리가 신이난듯 그 소리도 요란하게
합창을 한다.
개굴 개굴 ...
어느새 논에는 모들이 다 심겨져있다.
아직은 흙탕물이 더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머지않아 초록으로 땅은 보이지 않을것이다.
빠른 시간속에 내 걸음은 한없이 더디기만
한것 같다.
달리기할때 꼴찌로 보이는 모습이 너무 싫어
힘을쓰고 기를써봐도 몸이 맘처럼 움직여지지 않는
그때의 심정처럼 부끄럽기도 하면서 답답한심정이다.
지금의 내가...
아무리 좋은글들을 읽어도 실천하며 살기가
너무도 힘들기만 한 몸과 마음이 한없이 버겁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