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잔치

L마트에서 경로잔치 한다고해서 갔다. 갔더니 앞치마와 고무장갑을 가져오고, 하영이엄마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 집에 들렀다 옆라인 603호언니한테 말했더니 흔쾌히 응해 함께 가고, 하영이네와 유진엄마랑 같이 갔다. 현대아파트와 같이 하는데 그쪽은 자기들끼리 사진도 찍고, 앞치마도 똑같은걸로 함께 하고 있었따. 우리아파트부녀회원이 적다고 걱정을 하길래 내가 같이 가자고 선동을 했다. 같이 열심히 차려주고, 과일 깎고, 설겆이도 했다. 점심때가 되어 배가 너무 고파 아이들 주려고 인절미와 과일을 가지고와서 먹었다. 아이들이 밥을 안먹어서 칭얼대었다. 매운 육개장만 있어서 아이들은 먹질 않았다. 그 이후로 난 일을 제대로 거들지 못했다. 호수가 하영이와 유성이랑 잘 놀다가도 싸우고, 울었다. 그래도 잘 논 편이다. 다 좋았는데 마지막이 안좋았다. 내가 데리고 간 사람들이 일 끝났다고 집에 들어갔는데 일한 사람 명단에 끼어주지 않았다. 아침 10시에 안나왔다고. 난 기어코 명단에 넣어야 했다. 나보다 더 열심히 일한 사람들한테 미안해서라도 그냥 물러설수는 없었다. 현대사람들은 자기들은 어제부터 김치 담고, 반찬 만들고, 오늘도 일찍나와 일했다고 늦게나온 우리들은 제외시키려 들었다. 마트사장이 10시에 나와 열심히 한 사람들은 적어 달라고 했단다. 선물은 다름아닌 노인분들에게 나누어드린 유리로 만든 반찬통과 커피한봉이 들어 있는 것이었다. 나중에는 우리아파트사람은 다 양보해서 아무도 적지 않기로 했으나 잘 해결되어 다 한개씩 받아들었다. 그런데 내가 하영이엄마 것까지 챙겨왔는데 나중에 남아있던 하영이엄마가 자기것을 들고와 마트앞에서는 난리가 벌어졌다.


내가 일찍 들어간 603호와 유진네를 챙기려고 하다 일을 만든 셈이다. 하영이엄마한테 내가 가져왔다고 말을 했어야 했는데 그냥 들고만 온 것이 잘못이었다. 그러니까 그런데가서 일을 하려면 끝까지 남아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오늘도 명단에 적지 않으려는 실랑이를 하면서 나도 겸연쩍었다. 좋은 뜻으로 사람들 많이 데리고가서 열심히 일하려고 했는데 나중에는 경품때문에 감정이 안좋아졌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앞치마라도 한개씩 다 주는 것이 좋은 방법 같다. 끝나고 주려니까 사람 마음이 각양각색이라 말이 생기는 것 같다. 현대부녀회는 그릇도 다 가져와서 일을 치르고 마지막까지도 열심히 그릇정리를 했다. 하지만 중간에 설겆이는 우리 아파트 사람들이 거의 다 한 것 같다. 음식 퍼주는 것을 현대 사람들이 한 것 같다. 부녀회장인 미소엄마는 끝까지 일을 하고 있었다. 늦게 온 탓도 있지만 역시 아파트를 대표하는 사람이라 달랐다. 감투는 쓸때는 좋지만 유지하기는 더 어려운 것 같다. 궂은 일을 잘 할 때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 같다. 아무튼 난 오늘 참가하려고 했던 데 점수를 많이 주고 싶다.그리고 같이 가준 사람들이 매우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