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아들이 우유에다 미숫가루를 타달라고 해서 미숫가루를 찿아보았다.
작년 여름 성당에 다니는 사람한테 부탁해서 만원어치 사서 플라스틱통에 넣어놓고 먹었다. 그런데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1월달에 냉동실 청소를 하며 버린 것 같았다.
그때 가루가 있었는데 찍어 먹어보니까 상한 것 같지는 않았다.
난 인절미 고물을 둔 것이라고 생각하고,
오래되었을 것 같아 미련없이 버렸다.
그것이 미숫가루였던 것 같다.
너무 아깝게 생각되었다.
난 미숫가루는 친정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것만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약간 거칠고, 색깔도 누르스름한 것에만 익숙해서
산 미숫가루는 아예 잊어버리고 산 모양이다.
호수한테 미안했다.
엄마가 칠칠맞아서 먹을 것도 버렸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오늘은 저녁때 아들이 밖에 나간다고해서 호주머니에 만원을 넣고 나갔다. 자전거를 타고 마트에서 현대아파트를 거쳐 비포장으로 된 길을 통해 우리 아파트까지 왔는데 딸아이가 나왔다. 마트가서 보너스 상품 타오자고해 갔다.
우유와 과자를 사니까 이천원이었다. 잔돈을 받고 보너스상품을 골라 가지고 나왔다.
아이들은 들여보내고 난 운동하러 나왔다. 가는 길에 주공4단지에 장이 서 있길래 구경삼아 갔다. 상추와 아욱을 사고이천을 냈는데 돈이 부족했다. 팔천원이 있어야 하는데 칠천원만 있어 침침했다.
오면서 생각했다. 내가 아이들은 키우는 엄마인데 일단 차이가 생기니까 우선 마트에 가서 이야기했다.
담당자는 바르게 거스름돈을 주었다고 했다. 주위에 있는 직원이 주라고 하니까 천원을 내줬다. 그 돈을 받아 갖고 오면서 생각해보니 밤늦게 일하는 여자분이 걸렸다. 기분이 나쁠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이천원을 봉투에 넣었다.
메모도 적었다.
- 이천원을 넣었어요.
모자라면 안주셔도 됩니다.
전 확인이 필요했을 뿐이예요. -
담당자는 이러면 더 복잡하다며 안받으려고 했다.
난 마트경리담당이 친구라며 내일 확인해보고 달라고 했다.
난 마음이 편하다.
그 사람도 일하면서 조금이라도 스트레스가 덜 쌓이면 좋겠다.
내가 잔돈 받았을때 바로 확인 안 한 것이 화근이다.
그냥 내가 운동하러 갔더라면 돈 확인도 안되었을 것인데.
돈이 모자라니까 그냥 있을 수 없어서 찾아갔던 것이다.
난 어제 오늘 연타로 실수를 하고 있다.
좀 더 나은 나를 위해 독서를 열심히 했는데
아주 일상적인 생활에서 왜이리 모자란 행동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결론은 사람 머리속에 자연스럽게 각인되는 기억이 무서운 것 같다.
늘 보는 것이 아주 익숙하고,
조금만 달라도 아주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작은 실수들은
덩달아 일어나는 모양이다.
행복하세요..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