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오월의 신부 2001. 5. 22. 17:04
가정에서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 보인지 이제 두 달 되어간다. 그동안 불면증 고치고, 맘은 늘 콩밭에 가 있던 것을 이제사 집안에 붙들어 놓고, 아이들 키우고,살림하는 것을 즐겁게 하려고 했는데 또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정말 걱정이 된다.
다시는 그전처럼 자정부터 새벽까지 잠 안자고 책보고, 일기 쓰고, 집안일하던 버릇 하지 말아야지.
그런 생활 다시 시작되면 난 정말 구제불능이라는 낙인이 찍힐지 모를 일이다.
낮시간에만 컴을 하고, 자정부터는 잠을 자는 정말 평범한 일상을 거스르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당분간 책을 못보고, 영어공부도 미루더라도 초조해하지 않고, 하겠다는 의지만은 버리지 않고 계속 도전해보는 삶을 살고 싶다.
어쩌면 지금 이 시간부터도 난 유혹에 빠지고 있는 것 같다. 일기 안 쓴지가 두 달 넘었는데 오늘 이렇게 계속 컴앞에 있는 것이 그걸 말해 주는 것 같다.
요즘 손빨래를 하며 계속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시간 책 보고 싶은 유혹을 이기며 그래도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늦은 밤에 눈을 뜨고 있으면서 자리에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하고 싶은 것 꾹꾹 누르며 잠을 청했다.
낮시간동안 또랑또랑한 정신으로 지내기 위해서 정말 나는 많은 인내로 밤시간에 나를 시험했다.
남편한테 말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내가 완전히 규칙적인 생활로 자리잡히면 말할 생각이다. 정말 난 많이 노력했다고.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데 난 이 점이 제일 맞추기 힘든 과제였다. 남들한테는 너무나 평범한 이 일이 나에게는 정말 피나는 노력이 깃든 결정체다.
지금 웃음이 나는 걸 보니까 정말 나도 평범한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백하자면 아직도 꿈속에서는 전에 내 생활습성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서 뭔가 이루겠다고 무척 애쓰는 흔적이 보인다. 정말 끝까지 완성해 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예를 들면 어느 광장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함께 동행하며 끝없이 영어로 질문하고 대답하고, 그리고 생각하는 것을 영어로 말하고, 등등
그래, 막내가 유치원에 가면 정말 시간을 내어서 확실하게 공부를 해보는거야. 정말 그때는 꼭 할 생각이다. 아이한테만 영어 공부 잘 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영어를 공부해서 좋은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다.
아름다운 영화를 원어로 들으며 감상할 수 있을때까지 귀에 이어폰을 꽂고 계속 들으며 흥얼거릴 것이다.
내 영혼이 아름다워지는 방법은 끊임없이 배울 욕심을 버리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아니까.